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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태 칼럼] ‘지정학(地政學)’은 국가의 파워를 나타내는 저울


     ♦방종태 칼럼니스트

  


권을 교체하면서 ‘지정학’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정학은 국가의 파워(힘)에 따라서 해석되고 있으므로, 한 나라의 정치 경제, 군사력 등의 비교척도에 의하여 단축표현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불리하여 중국, 일본, 러시아(구 소련)라는 열강으로부터 시달려왔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반도의 역사는 지리적 위치만 가지고 소극적으로 생각하며, 안보와 군사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정학적 리스크(Risk)를 강조하기만 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Covid19에 대한 방역이 미약하여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추락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면서 세계는 자유 민주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공산주의 진영으로 결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원국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 인하여 특정 상품의 가격이 치솟으며 세계경제는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러시아의 중심부와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이웃 하지도 않는 국가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가들은 경제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정학(地政學; Geopolitics)이란 지리학과 정치학의 합성어로 시작했습니다. 지리적환경이 국가에 미치는 국제적인 역할 즉,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영향을 거시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미국, 영국, 독일에서 국가전략에서 과학적 근거와 당위성을 찾는 목적으로 발달했습니다.


지정학이라는 표현은 1916년경 스웨덴 요안 체렌에 의해서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역사, 정치, 지리, 경제, 군사, 문화, 문명, 종교,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취급하는 지식이 되었습니다. 국제금융분야에서는 지리적 위치관계에 의한 정치적 군사적 사회적인 긴장이 높아지면, 해당지역과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라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 물리적 환경 관련성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현대학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로마제국시대 지리학자 스트라본은 그의 저서 ‘지리서’를 통하여 로마제국의 정치체제를 움직이는 환경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14~15세기에 이슬람세계가, 16~17세기에는 프랑스가 발전시켰습니다. 18세기의 법학자 몽테스키외는 영토와 기후가 정부 시스템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주목했고, 이 사상은 다시 미국으로 흘러갔습니다.


18세기 독일에서는 칸트를 비롯하여 많은 학자들의 연구를 거치고, 경제학자 리스트, 지리학자 리터 등을 거치면서 지정학은 본격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독일 지리학자 라첼은 그의 저서 ‘정치지리학(1890)’을 통하여 국가는 유기적 조직체이며, 지정학은 생존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국가가 해양을 지배하고, 잠재적 현실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총칭하는 힘으로 씨 파워(Sea Power; 해양권력)라는 개념을 지정학에 도입했습니다. 일본도 1910년 이후부터 지정학이론을 도입하기 시작하여 1940년에 ‘일본 지정학 선언’을 했습니다.


지정학에 대한 라첼의 이론에 의하면, 국가를 단순한 국민의 집합체가 아니라 국토와 국민의 생명체로 생각하고, 국력은 국토의 면적에 의존하나, 국경은 동일성의 경계선이며, 국가가 성장하면서 유동적으로 변한다고 전제하고 다음과 같은 법칙을 유도했습니다.


1.국토(국경선)는 민족(언어, 문화 등)의 확대에 의하여 유동적으로 변한다. 2.국가는 국경의 확장과 함께 국력(정치력)을 확대한다. 3.국가는 약소국가를 흡수하여 확장하고, 동시에 지형이나 정치경제의 중심이나 자원지역을 흡수한다. 4.원시국가의 영토확장으로 국가경쟁력은 확대된다.


이상과 같이 식민지획득의 외교정책 이론을 주장했습니다. 이후, 많은 지정학 이론이 등장했습니다. 지정학 개념도 시대에 따라서, 국력에 따라서 가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지정학 이론에 대입하여 한반도의 미래를 정립하고자 합니다. 한반도는 미국의 안전보장, 군사력에 초점을 둔 전략적지정학에서 태평양 서쪽 씨 파워의 최전선에 해당합니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한국이 지정학적 경계선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의 관점에서는, 자원지정학적 경계는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오세아니아지역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일부까지 우리의 생존을 위한 자원획득에 필요한 지역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교통에 있어서는 육상, 특히 철도를 통하여 시베리아 철도와 연계하여 유럽까지의 진출을 꿈 속에서 그리고 있으나, 해양기술이 발전하면서 철도수송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씨 파워는 군사적은 물론 경제거점(자원지역과 무역지역)을 유지 확대하는 능력입니다. 선진국일수록 해양능력이 탁월합니다.


우리는 근시안적 지정학을 버리고, 21세기에서 국가와 민족이 생존할 수 있는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관점에서 지정학을 광범위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 역사상, 어느 국가가 세계에서 군사력 8위, 경제력 12위(2022년 IMF기준)를 기록해 본적이 있었는가? 지금 한국의 현주소입니다.


지금, 한국은 지정학을 설정함에 있어서 국격(國格)에 맞게 확대 해석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한국에서도 지리적 위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보다는 지정학에 대한 올바른 연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21세기 한국 지정학 선언을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