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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美재무장관 첫 방문지로 LG사이언스파크 …'배터리 동맹' 강화

- K배터리 위상 확인 - ‘프렌드쇼어링’ 강조...대 중국 견제

   ♦재닛옐런 미 재무장관(왼쪽)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9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재닛진=LG화학


(서울=우리뉴스) 노익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 때 삼성전자를 가장 먼저 찾았듯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19일 LG그룹 주요 8개 계열사의 연구개발(R&D) 조직이 모여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옐런 장관의 이번 방한 기간 중 방문 기업은 LG가 유일하다. 


옐런 장관은 이날 오전 LG사이언스파크 내 LG화학 마곡 R&D 캠퍼스에 도착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인사를 나눈 뒤 기념사진을 촬영한 옐런 장관은 1층에 마련된 '지속가능 갤러리'를 약 20분간 견학 후 이어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옐런 장관은 신 부회장에게 배터리 충전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물어봤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를 한번 충전하면 얼마나 운행 가능한지,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사용 가능한지 등도 질문했다.  옐런 장관이 LG화학을 콕 집어 방문한 것은 미국이 현재 한국 배터리 산업을 얼마나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는지 보여준 대목이다. 


갤러리 견학을 마친 뒤 옐런 장관은 신 부회장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옐런 장관은 한국 정부와 통화스와프를 논의할 계획이 있는지, 추가 대북 제재를 논의할 생각이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LG화학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신 부회장은 옐런 장관에게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소개하고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양국의 민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의 대주주인 LG화학은 LG엔솔 분사 이후 전구체, 양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전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옐런 장관의 이번 LG화학 방문은 한미 배터리 동맹 강화 차원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만 30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분사 후에는 전지소재에만 2025년까지 총 6조원 이상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아울러 미국 양극재 공장 신설도 검토중이며 미국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를 위한 관련 투자액만 110억달러(14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배터리 재활용 기술 및 역량에도 투자를 지속해 나간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문을 두고 한-미 '배터리 동맹'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현재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옐런 장관도 양국 배터리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여러분과 같은 기업이 노력해 준 덕에 한미 양국이 굳건한 경제동맹으로 성장해왔다고 믿는다"며 "한국의 미국 투자는 계속 증가중인데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대한 투자가 단행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만 합작 및 단독공장을 포함해 총 5개의 공장(증설 포함)을 짓고 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최근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2공장의 철골 구조물 공사를 완료했다.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하이오주 1공장은 오는 8월 배터리 셀 생산에 돌입한다.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합작 3공장은 2024년 3분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제안보를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고 든 것이 재생에너지와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이다. 옐런 장관은 "재생에너지에 의존, 활용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활동할수 있는 여지를 줄여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 전역에 지어지는 공장을 돌아볼 때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에 (미국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렌드쇼어링이란 기업이 해외로 진출했다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에 대비된다. 즉, 어떤 산업은 완전한 자국화가 어려움을 인정하고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한 국가들 간 공급망 구축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신냉전 및 새로운 종류의 정치적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되나 바이든 행정부는 IPEF 출범과 함께 프렌드쇼어링을 강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