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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역경(逆境) 속에 있을 때 휴마니타스!

                                ♦노익희 기자

 

치지도자들은 대개 나라와 국민들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으로 포장을 하면서 선거를 치루지만, 당선된 후 그들의 공정과 정의라는 것은 결국 선악의 문제가 아닌 승리를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에리히 프롬은 '사람들은 안정을 가지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새로운 것에 이상을 가진 사람들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생존양식을 가진 영웅들은 자신이 가진 것 토지, 가족, 재산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며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이 꼭 갖기를 바라는 용기에 대한 정의가 아닐까 한다.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를 가지고자 노력하고 소유한 후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창조적인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죽어갈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돼 있다. 


하지만 이렇게 총체적으로 어려운 시대에는 누구든지 일이 안 풀리고 용기를 잃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내 자신이 되려고 할 때 모든 것은 나를 막으려고 단합하고 의기투합을 한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도 전국시대 군주들로부터 계속 버림과 탄압을 받았고, 조르다노 부르노도 천동설을 굽히지 않다가 불경죄로 화형을 당했다.


신념(信念)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하는 시대다. 그것을 굽히지 않는 것이야말로 역경을 이겨내고 내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상력과 추진력을 함께 사용하며 신념을 지닌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역경 속에 있을 때 신념을 지닐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젊은이들에게 ‘숙고(熟考)하는 삶을 통해서 답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휴마니타스(인간다움)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향해 가야하는지를 알아낸다면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인생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필자가 좋아하는 선배 한 분이 ‘분수(分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소크라테스도 몰라 평생 알려고 노력했던 화두라 쉽게 답하지 못하고 ‘생각중’이라고만 대답했었다. 타인들에게 존경받는 그 선배는 아마도 아끼는 필자가 주제를 알고 살기를 권하고 싶었던 것이었겠지만.


정치지도자들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그들 뿐 아니라 리더들과 우리 모두도 역시 ‘군주의 거울(mirrors for princes)’을 함께 보아야 한다. 자기성찰을 통해 나를 찾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은 자기 신념을 키워줄 것이다. “소크라테스와 한나절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사 전체를 걸겠다”고 말했던 스티브 잡스의 그 말은 바로 그 거울을 통해서 신념을 키우고 싶었던 것이었다.


몇 년 전 ‘책(冊)에서 책(策)을 찾는 리더(reader)가 리더(leader)다’라는 주제로 독서클럽을 운영했던 적이 있었다. 흔들리고 있을 때 종교를 의지하는 사람들은 절대자에게서 위안과 평화를 얻겠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 모범이 되었던 현자들과 군자들을 만나 질문하고 대답하는 성찰의 시간을 통해 신념을 키워나가야만 한다. 분수를 알고 살기를 바라던 선배의 주문에 대한 답이 될 법도 했지만 답을 못한 변명을 이제사 드린다.


자동차가 속력을 낼 때는 전조등을 더 멀리 비춰야 하는 법이다. 세상은 점점 더 빨리 돌아가고 있지만, 사람은 착각을 깨닫고 자기성찰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 역경 속에 있다면 군주의 거울을 보라! 그런 후에 그 속에서 신념을 키우며 미래를 예측하고 대담한 도전과 시도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른 아침 벌써 가을의 향기가 전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