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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쿠팡 화재사건 이후 불매, 탈퇴 소비자 잇따라

김범석 창업자, 쿠팡 국내 법인 의장·등기이사 물러나

쿠팡 화재사건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쿠팡 불매·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창업자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책임경영 회피 논란과 함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지난 17일 발생한 화재로 경기광주소방서 소속 김동식 119구조대장이 숨지면서 쿠팡을 탈퇴하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엔 ‘쿠팡 탈퇴’가 19일 ‘대한민국 트렌드 순위’ 4위까지 오르는 등 ‘쿠팡 탈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리트윗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익일배송)이라는 빠른 배송을 내세워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늘면서 전년보다 91% 늘어난 13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3월에는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주목을 끌었다.


그러마 이같은 외형 확장에도 회사 운영 방식을 두고는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물류센터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빠른 배송’을 강조하다 보니 물류센터 근무자들에게 지나친 노동을 강요한다는 것이었다.


1년 4개월간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장덕준씨는 지난해 10월 12일 심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쓰러져 숨졌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월 장씨 죽음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산업재해로 인정했지만 장씨의 유족들은 회사 측에서 진심을 담은 사과조차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쿠팡은 지난해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환기, 소독 같은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외부 요인에 원인을 돌려 비난을 샀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17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지 5시간만에 갑자기 쿠팡 국내 법인 의장·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국내 직책에서 물러난다는 발표는 책임 회피 논란으로 이어졌다. 쿠팡은 “이미 지난달 말에 확정된 내용을 이날 발표한 것 뿐이며 화재 사고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지만 네티즌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의장의 국내 직책 사퇴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과도 관련이 있다. 일각에선 김 의장이 배송 기사 과로사 문제 등 쿠팡 노동자 문제와 관련한 이슈를 회피하기 위해 국내 직책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과로사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뒤 같은 해 12월 공동대표이사직을 내놓은 적이 있다. 쿠팡 물류센터와 외주업체 등에서 노동자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김 의장은 직접 사과한 적이 없다. 


쿠팡은 올해 초 미국 증권 시장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기업 경영의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꼽았다. 김 의장은 쿠팡 국내 법인을 100% 지배하는 미국 상장사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고 있고 차등 의결권을 통해 지분 10%로 의결권 76%를 장악하고 있다.


한편 쿠팡은 이날 임직원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고 김동식 구조대장님의 숭고한 헌신에 모든 쿠팡 구성원의 마음을 담아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 분들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