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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계에 女風 몰아쳐, 주요기업 여성 CEO 차지

현대차그룹, SK, LG, 롯데,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여성 CEO 없어


재계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올해 신규 선임된 10대 그룹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은 41.8%(28명)에 달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여성 등기임원이 의무화되면서 여성 리더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여성 등기임원 의무화 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이다.

 

사외이사뿐만이 아니다. 여성들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자리도 차지하고 있다. 창업주 일가뿐 아니라 전문경영인 여성 CEO도 늘어나고 있다. 10대 그룹 여성 CEO는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유경 엔투비 대표, 김은희 한화역사 대표 3명이다. 

 

이부진 대표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장녀다. 반면 이유경 대표와 김은희 대표는 각각 포스코와 한화 공채 출신이다. 이유경 대표는 1990년 포스코 첫 여성 대졸 공채 입사자이자, 포스코 52년 역사상 최초의 그룹사 여성 CEO다. 그는 포스코 설비자재구매실장으로 근무하다 올 1월 일반자재 공급 계열사인 엔투비 대표에 취임했다. 

 

김은희 대표도 한화그룹 사상 첫 여성 CEO 직함을 갖고 있다. 유리천장을 깨뜨린 40대 여성 경영자다. 그는 2001년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사한 지 20년 만인 지난해 말 CEO가 됐다. 이 승진은 발탁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SK, LG, 롯데, GS, 현대중공업, 신세계는 아직 여성 CEO가 없다.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KT, 카카오, 네이버 등 통신·플랫폼 기업이 눈에 띈다. KT가 지난 1월 설립한 콘텐츠 회사 KT스튜디오지니 초대 대표는 김철연 CEO다. 김 대표는 CJ ENM과 네이버를 거친 콘텐츠 전문가로, KT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다. KT는 올해 여성 임원 비율이 10%를 돌파했을 정도로 여성 인재풀이 탄탄하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카카오 계열사 CEO 중 유일한 여성이다. 정 대표는 이베이와 NHN을 거쳐 2013년 말 벤처캐피털(VC)인 케이큐브벤처스(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업계 대표 여성 CEO다. 2017년 3월부터 네이버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30대 그룹 밖에선 오너가 여성 CEO들이 눈에 띈다. 범LG가(家)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는 최근 아워홈 대표에 취임했다. 아워홈 이사회는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을 대표에서 해임하고, 구지은 대표를 새로운 CEO로 선택했다. 구 신임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10년간 매출을 3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또 다른 범LG가인 깨끗한나라 최현수 대표도 여성 CEO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는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BNP파리바, 한국씨티은행, UBS 등을 거친 뱅커 출신이다. 2009년 매일유업에 합류해 재경본부장(CFO) 등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부회장이나 사장 직함을 갖고 있는 여성 오너 경영인으로는 정유경 (주)신세계 총괄사장,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임세령 대상 부회장 등이 있다. 조연주 부회장과 임세령 부회장은 등기임원을 맡고 있다. 조현민 (주)한진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이며, 미래성장전략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조순옥 KB신용정보 대표,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이 현직 여성 CEO들이다. 5대 금융지주 계열 중 여성 CEO는 KB가 유일하다.

 

여성 CEO는 증가 추세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상장기업 CEO 중 여성 비중은 3.6%에 달했다. 2015년 2.8%에 비해 0.8%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상장사 여성 CEO는 2018년 100명을 돌파했으며 2019명 11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여성 CEO가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미국 등에 비해선 아직도 그 수치가 미미하다. 미국 NGO 캐털리스트(Catalyst)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S&P500 기업의 여성 CEO 비중은 6.0%로 나타났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은 CEO 등 기업 내 여성 고위직이 글로벌 주요 기업 대비 여전히 높지 않다"며 "기업과 정부는 여성 인력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