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월남전 참전용사로 살아오며 국가의 부름과 전쟁의 무게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겪었다. 젊은 날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힘만 앞세우는 나라가 아니라, 법과 자유, 인간의 존엄이 함께 살아 있는 나라였다. 그래서 95세인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무겁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총회장에게 제기된 혐의는 재판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엄정하게 가려져야 한다. 참전 경력이나 고령이 책임을 면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혐의의 판단과 계속된 구금의 필요성은 별개의 문제다. 구속은 유죄를 미리 확정하는 형벌이 아니라 수사와 재판을 위한 예외적 수단이다. 이미 수사와 압수수색, 관계자 조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 지금도 95세 노인을 구금하지 않고서는 막을 수 없는 위험이 무엇인지 다시 살펴야 한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자유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동시에 국가가 강하다는 것은 국민을 오래 가두는 데 있지 않고, 필요한 때 힘을 쓰되 그 한계를 지키는 데 있다는 점도 안다. 법의 권위는 강제력의 크기가 아닌, 절차의 공정성과 절제에서 나온다.
전우들의 노년을 지켜보면 안다. 젊은 사람에게는 견딜 만한 하루도 초고령자에게는 체력 저하와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낯선 환경과 수면 부족, 반복되는 이동과 긴장은 몸을 급격히 무너뜨린다. 특히 한 번 악화된 고령자의 건강은 뒤늦게 치료하더라도 이전 상태로 회복하기 어렵다. 재판이 끝나기 전에 생명과 건강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된다면 어떤 판단도 그 손실을 되돌릴 수 없다. 국가는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주거 제한과 사건 관계자 접촉 금지, 정기 출석, 보증금과 의료관리 조건을 붙인 보석은 재판을 멈추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재판의 실효성을 유지하면서 생명과 방어권을 함께 지키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석방은 면죄부가 아니며, 불구속 재판은 법치의 후퇴가 아니라 공권력의 절제다.
우리가 전쟁터에서 지키고자 했던 나라는 가장 약해진 국민에게도 인간다운 기준을 적용하는 나라였다. 종교적 호불호나 사회적 논란이 인권의 기준을 바꿔서는 안 된다. 수사는 엄정하게 이어가되 구속 상태의 수사와 재판은 중단하고, 조건부 보석을 통해 불구속 재판으로 전환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법치와 인권, 국가의 품격을 함께 지키는 길이다.
김한수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경남 진해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