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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사람의 자유가 무너지면 내일은 나의 자유”…종교계가 모인 이유

서울구치소 앞 종교·시민사회 지도자 60여명 집결…교단 넘어 ‘종교자유·인권·공정한 법치’ 촉구

 

인사이드피플 김범준 기자 | 서로 믿는 종교와 교단은 달랐지만 요구하는 원칙은 같았다. 누구든 법 앞에서 같은 기준으로 대우받아야 하고,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인권과 자유가 달리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종교자유를 위한 공동연대(이하 공동연대)가 18일 서울구치소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경기·강원에서 모인 종교계와 시민사회 지도자 60여 명은 종교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 적법절차 보장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공동연대가 서울구치소 앞에 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20일에는 만 95세 고령 종교지도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재검토하고 불구속 수사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마련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문제 제기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대표자 6명이 민주주의 탄압과 인권 탄압, 종교 탄압, 불기소 사안 재수사의 부당성, 인권과 적법절차 등을 주제로 차례로 발언했다.

 

첫 번째 화두는 ‘누구에게나 같은 민주주의인가’였다.

 

정운산 대한예수교 재단 총회장은 “민주주의는 생각과 종교가 다르더라도 누구나 똑같이 법으로 보호받고 존중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한 사람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가 침해된다면 내일은 나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 역시 안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함께 발제한 금강사 주지 청명스님은 사법 절차가 여론이나 편견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명스님은 “법은 여론을 따라가서는 안 되며 편견이 증거를 대신할 수도 없다”며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공정한 수사와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95세’라는 나이도 이날 여러 차례 언급됐다.

 

문병호 미래포럼 역사학 강사는 과거 종교와 인권이 침해됐던 역사를 언급하며 “95세 초고령자의 생명과 건강, 인간의 존엄을 충분히 지킬 수 있도록 구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속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도 수사와 재판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종교의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계 불교 교황청 산카시아 사원 회주 석대웅 스님은 “종교가 정치적 이해관계나 여론에 따라 재단되거나 종교적 다름 자체가 차별이나 배제의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며 “사법 과정에서 고령자의 건강과 인권이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종춘 태백 진교 대표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사안에 대한 재수사를 거론하며 “새롭고 명확한 증거도 없이 종결된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대주 전 춘천시의원은 무죄추정 원칙을 강조하며 “재판이 끝나기도 전에 형벌을 전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내세운 요구는 공동성명서에 담겼다.

 

공동연대는 “여론보다 법과 원칙을 지켜 누구에게나 공정한 법과 인권을 보장해 달라”며 ▲종교자유와 인간 존엄성의 동등한 보장 ▲법과 원칙에 따른 이만희 총회장의 공정한 수사 및 재판 ▲국가 권력에 의한 종교 차별과 기본권 침해 금지를 요구했다.

 

공동연대 대표인 대각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산스님은 “잘못된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 앞에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며 “우리가 선택한 믿음과 가치가 가르쳐온 대로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마지막에는 참석자들이 민주주의와 종교자유를 촉구하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이후 서울구치소를 향해 기도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이들이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특정 종교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었다. 종교와 교단이 다르더라도 법과 인권의 기준만큼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는 것이 공동연대가 내세운 핵심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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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기자 편집국 경제.사회부 담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