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진 전두환 전 대통령, 그는 1979년 10.26 때,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수사하던 합동수사본부장으로 12.12 군사반란을 주도,
권력을 장악했다. 1980년 8월 16일 최규하 대통령이 강압에 의해 하야하자
제2대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이 다시 소집되어 8월 27일 제11대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그때 통일주체국민회의 총 2,540명의 대의원 중에 2,525명이 출석했으며 2,524표,
무효 1표로 전두환 후보가 당선되었다. 99,4%라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5공화국이
탄생했다. 당시에는 전두환 후보가 사실상 절대권력이나 다름없었다.
그때 전두환 후보가 광주학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통대의원 2,524명이 절대지지를 보냈을까? 잘 모르고 시류에 따라 절대지지를 보냈던 것인가?
그때 무효표 한 표의 주인공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전두환의 핏빛 과거를 알고 무효표를
던진 것일까? 그때 2,524명은 왜 전두환 후보에게 절대지지를 보냈는지 그게 궁금하다.
만약 그 11대 대선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이 나왔다면 제5공화국이 탄생했을까?
왜 그때 통대의원들은 용감하게 반대표를 던지지 못했을까?
신군부세력에 붙잡혀 고문을 당하거나 죽을 수도 있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것인가?
전두환 후보에게 절대지지를 보냈던 통대의원 2,525명 중 단 한 명이라도 양심선언을
한 사람이 있는가? 지도자라면 잘못된 선택을 한 과거에 대해 진정어린 양심선언할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자신이 던진 한 표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전두환에게 돌만 던질 수 있는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저지른 갖가지 만행은 광주와 역사의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떠나는 것이 마땅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결과로 지옥의 참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전두환 정권 탄생에 적극 협력한 2.525명의 통대의원들과
수많은 지지자들과 수많은 방관자들, 연대책임을 지지 않으면 우리 역사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당시에 살았던 수많은 잘못된 역사의 지지자 또는 방관자, 국민이란 이름 속에 숨어서
돌을 던지는 비겁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대선을 앞둔 지금, 지금도 우리는 또다른 형태의 전두환과 같은 비행과 만행을 저지른 사람에게 표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 잘못 선택한 행위에 대해서 훗날 역사는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