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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의 해묵은 이름 부부(夫婦)

'부부는 인연의 해묵은 이름이다'

인사이드피플 김선영 논설위원

 

오래된 사진첩 펼쳐놓고 낭만을 추억하는 순간 외로움은 어느새 덤이 되었다.

‘해로’라는 말이 무색한 갱년기 심술인지? 온통 후회의 세월로 뒤흔들어 놓고야 만다.

또 다른 나에게 물었다. 삼십 년 살아봐! 혼자가 편하다고 일탈의 자유만 입질한다.

 

‘자식들 때문에 견뎠지, 자식 다 키우니 내 인생 휘 돌은 허무함만 울컥 차오른다’라는.. ..,

평생 동반자라며 사느니 마느니 정말 안 맞는다고, 전생의 웬수, 삼식이에, 저승사자에

남의 편, 때론 거슬리는 자식까지 한통속으로 몰아넣는 씁쓸한 말과 저출산의 명분에 그럴듯한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라는 신조어의 범위까지 와버렸다.

허나 세대를 넘어 표현은 달라졌지만, 서로에 대한 의식이 여전한 것 또한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외롭지 않은 것을 모르는, 어쩌면 외면하는 척함은 어리석은 이름들의 욕심일까?

아픔과 인내 없이 부딪치며 삐걱대지 않고 마냥 꿀단지 같이 사는 부부는 결코 없었다.

정말 웬수 같아 남이 되는 게 쉬워지니 해로가 당연한 인연체에 숙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부부라는 선택의 인연에도 자신의 몫을 해낼 때 천생연분이란 수식어로 제격이었다.

‘별것 있어? 살아보니 거기서 거기야’ 대안 없는 보편적인 말에 절대 공감은 아니었음을.

부부의 신뢰도 그럴듯한 이유로 뻔히 익숙해진 퍼즐 판의 서로 다른 언어 조각임을 새삼 느꼈다. 결국 지지고 볶고 남들처럼 산다는 건 흔한 자신감의 당당함일 게다.

 

그래서 되짚어 人生을 모아보니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난다는 걸 알았다.

사랑으로 태어나 그 세월을 이어 웃고, 울며 죽어도 좋을 만큼 행복하고 슬프기도 한 사랑!

원망과 증오 후회와 상처일지언정 기꺼이 받아들이는 게 사랑이라는 정답은 아니어도,

다시 행복한 사랑을 그리며 그 사랑의 인연이 부부라는 이름이고,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이름이나 누구든 가질 수 있음이 아닌 것도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

 

숙명적 필연도, 어쩌다 우연이어도 좋다. 사랑과 정을 채우며 닮아가는 인연이 부부란걸!

변함없는 사랑의 절절함은 아닐 테고 열에 아홉은 속 모르는 소릴 한다고 할지라도.

살아보니 내가 아는 단어 중에 제일 든든하고 뿌듯한 이름이 ‘부부’라는 단어이다.

한 번쯤 생각한다. ‘부부’라는 서로를 감싼 울타리가 허술하지 않을수록 각자에게

특별한 자유를 보상하듯 겁 없이 문학적 감성의 외로움을 안고 보폭 없이 달려들곤 한다.

당연한 일도, 남들 다하는 것도, 평범한 일상의 선택된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건 아닐까?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시간적 양보의

기대와 이런 음악적 발라드의 장르는 예술적 발상일 때 독보적인 것!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인연과 보통의 인생을 만들어 가꾸며 티격태격 부부로 사는 것!

‘부부’란? 같이 하는 것이고 때론 로또라고 한다. 왜냐하면? 안 맞는다는 것!

그래도 살아보자 알콩달콩 자식 낳아 당연한 선택을 선물로 받아들이고 찾아서

맞춰가며 배려와 함께하고 행운의 부푼 마음도, 기다림의 벅찬 세월 의지와 위로로

사랑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진심이 닿은 인생의 끝에 비로소 ‘해로’라는 작품을 남긴다.

부부는 그래서 삶의 귀하고 소중한 인연의 해묵은 이름이다.

 

인사이드피플 김선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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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기자 편집국 경제.사회부 담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