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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석열 어퍼컷과 히딩크 어퍼컷

대선 치르는 국민들의 특권이자 즐거운 일


‘어퍼컷(Uppercut)’은 복싱경기에서 상대를 향해 주먹을 밑으로부터 쳐올려 때리는 타격으로 상대가 한 방 맞으면 충격이 어마어마하다. 요즘 정치권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가 연일 화제다. 지지자들은 국민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윤 후보의 제스처에 열광한다.


과거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의 세리머니와 오버랩되면서 더 인기다. 히딩크 감독은 좀처럼 자심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골을 넣더라도 침착하게, 한 골 먹어도 진지하게 작전을 지시하고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팔짱을 끼고 관망했다.


그러나 2002년 6월 한국팀이 상대팀을 무찌르고 승리를 선사했을 때 큰 원을 그리며 이른바 히딩크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여 국민들을 열광시켰고, ‘여전히 승리에 목마르다’는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 더 큰 인기를 끌었다.   


월드컵은 아니지만 나라의 축제인 대통령 후보 선거를 앞두고 공식선거일이었던 지난 15일부터 윤석열 후보는 연일 윤석열 어퍼컷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른 손으로, 때로는 왼손으로 자유자재로 ‘히딩크 어퍼컷’과 똑같은 어퍼컷을 날리며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했다.


네티즌들은 "윤석열 콘서트같다", "히딩크 감독과 똑같다"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는가 하면 야당 내에서도 '친근하고 꾸밈없어 보인다"는 호의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본인이 공언했던 것처럼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것", "누구를 한 방 먹일 때 쓰는 동작 아닌가"라며 "누구를 먹인다는 그런 뜻이 아니면 어떤 뜻인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윤석열 어퍼컷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말했듯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고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지 ‘누군가에게 어퍼컷 한 방 먹여 보복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히딩크 감독이 어퍼컷을 할 때 누군가에게 보복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니듯 윤석열 어퍼컷도 누구가에게 보복하기 위한 제스처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의 어퍼컷이 보복처럼 보인다면, 보복처럼 비치는 당사자가 반성하면 될 일이다. 묻지마 보복도 있겠지만 윤 후보의 어퍼컷이 잘못된 정권과 후보에 대한 어퍼컷이라면 그것 또한 의미있는 세리머니 아니겠는가. 혹시 윤석열 어퍼컷 제스처 문제를 거론해 지지율을 조종하겠다는 어설픈 꼼수는 아니기를 바란다.


20년전 히딩크 어퍼컷으로 국민이 열광했듯 20년이 지난 지금 2022년 지금 윤석열 어퍼컷으로 국민들이 열광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대선을 치르는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즐거운 일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