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국민의힘을 향해 “당신들의 입길에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님을 올리지 마라”며 “경고한다”고 했다. 그는 “당신들의 입으로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님을 정치적 목적으로 소환하지 말라”며 “이제 와서 무슨 염치로 그 이름을 거론하느냐”고 했다.
그 전날에는 정청래 의원이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에는 전직 대통령도 많이 있지 않은가?”라며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등등, 전두환 정신, 이명박 정신, 박근혜 정신을 팔아먹어야지, 왜 남의 당 훌륭한 정신을 운운하는가?”라고 했다.
어느새 민주주의와 5.18 그리고 노무현정신은 민주당의 ‘전가의 보도’처럼 전유물이 됐다. 노무현정신은 정세균이나 정청래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격조있고 고귀한 정신이다. 노무현정신은 온 국민이 함께 누려야할 가치고 시대정신인 것이다. 민주당 사람만이 노무현정신을 꺼내쓰고 민주당이 아니면 노무현을 얘기할 수 없다면 이건 노무현 정신이 아닌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이나 혈연, 학연 또는 당적이 같다는 이유로 노무현정신을 혼자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지만 박정희정신을 하나도 물려받지 못한 것처럼 민주당 출신이라고 노무현의 DNA를 물려받은 것은 아니다. 착각하지 말자.
낳아준 부모를 등골빠지게 하며 재산을 탕진하며 학대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생판 모르는 사람이 이웃 어르신을 공경하고 잘 모시는 효자도 많이 있다. 온갖 비행을 저지르며 노무현을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민주당 출신이 아니라도 노무현정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실천하는 사람도 아주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시민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다. 안타가운 일이지만 가족비리로 시민정의가 훼손되는 것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운의 인물이다. 노무현정신은 지역주의 타파와 시민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가치이자 시대정신이다.
죽은 노무현이 살아온다면, 작금의 정치 현실에 어떻게 말할까?, “부끄러운줄 알라”고 호통치고 비통함을 표하고, 친구 문재인이나 김경수 비서, 민주당을 버리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거나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려 했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청색은 남색에서 나왔지만 남색보다 더 푸르다는 말도 있지만 쇠가 녹아 아주 못쓰는 녹이 되기도 한다.
노무현정신을 더 고귀한 시대정신이자 국민정신으로 승화시키는 사람이 진정한 노무현정신 계승자가 되는 것이지, 깜냥도 아닌 정세균이나 정청래가 민주당적을 갖고 있다고 자동으로 노무현정신 계승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노무현을 부끄럽게 만든 김경수나 정세균, 정청래는 제발 그 입으로 노무현 운운하지 마라, 냄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