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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수 10년… 최태원 회장 ‘반도체 왕국’ 집념 결실 맺는다


 

SK그룹 편입 이후 10년간 낸 세금 11조원 넘어...매년 사상 최대 매출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 끌어올려...올해 매출 60조원 넘어설 듯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10년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낸 세금이 11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 재정에 도움을 주며 기업 본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매년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는데, 내실을 기하며 몸집을 꾸준히 키워올 수 있었던 배경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구안과 뚝심이 빛났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최근에도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종합 반도체 기업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2021년까지 납부한 법인세와 지방소득세 등의 누적액이 11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조원 이상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1983년 설립된 SK하이닉스는 매년 누적손실 규모가 누적손익보다 많아 법인세 납부 대상이 아니었다. 회사는 쌓인 적자를 이월결손금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대부분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SK그룹에 편입되기 전인 1995년 1009억원을 낸 것이 유일한 납부 실적이다.

 

하지만 SK그룹 편입 이후 최 회장의 과감한 투자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2년 2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2013년에는 3조3000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2014년 SK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법인세 8000억원을 납부했다.

 

최 회장은 이후에도 “SK와 하이닉스 모두 질적 성장을 이루고 국가경제 발전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하며 과감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실제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는 2012년 3조9000억원에서 2017년 10조3000억원, 2018년 17조원으로 확대됐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비도 2012년 9000억원에서 2019년 3조20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도체 경쟁 기업이 시장 불확실성으로 투자와 연구개발비를 줄일 때 최 회장은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공격적 경영을 펼친 것이다.

 

반도체 호황 국면을 맞으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17년 13조7000억원에서 2018년 20조8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회사가 낸 세금 역시 2017년 2조5000억원에서 2018년 5조60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후 반도체 경기가 하강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긴 했지만, 2019년 5000억원, 2020년 8400억원을 납부하면서 국가 세수의 중요 축을 담당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2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개최된 M16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꺾이지 않는 ‘반도체의 힘’…연간 매출 60조원 노린다

 

SK하이닉스가 매년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연간 매출 6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연간 매출인 42조99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4.8% 늘어난 규모다. 이는 반도체 시장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연간 매출 40조4451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코로나19와 공급망 차질 등 불확실한 시장환경 속에서도 비대면 IT 수요가 늘었고,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제품 공급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사업에서 PC, 서버향 제품 등 응용분야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수익성 확보에 집중했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DDR5, HBM3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것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낸드 사업에서는 128단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판매량 증가율을 기록함으로써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장환경에 대해 공급망 이슈가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해소되며, 메모리 제품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낸드 사업에서는 규모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연말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1단계 절차가 마무리되며 출범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SSD 사업이 추가되며,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SK하이닉스에 대해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주당배당금을 전년 1170원 대비 30% 이상 상향된 154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새로운 배당 정책을 적용하기로 하고, 기존에 1000원이었던 주당 고정배당금을 12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테크 업종의 히어로”라며 “지난해 4분기 실적은 IT 대형주 중 눈에 띌 정도로 좋았다. 올해 1분기에는 재고 확보 차원에서 실적이 다소 낮아질 요인이 있지만, 전방수요가 양호해 2분기부터 실적 성장이 재차 나타나고, 하반기에 실적이 극대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판매자에게 유리한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며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이후 D램 수익성 개선 사이클 진입과 낸드 수요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저점으로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0조원, 19조4000억원으로 예상하며 “기존 낸드 사업부와 인수한 자회사 솔리다임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부분이 크지 않아 합병 후 시너지가 기대되며, 공격적인 시장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