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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강소기업 "불나도 탑승 가능" 세계 최초 엘리베이터

송산특수엘리베이터 '엑스베이터'

건물에 불이 나도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특수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송산특수엘리베이터'가 만든 '엑스베이터(X-vator)'다.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9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김기영 송산엘리베이터 대표(창업자)는 9·11테러 발생 당시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엑스베이터를 개발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건물에 불이 났을 때 특히 신체 활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저층 건물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어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그래서 연구 끝에 만든 엑스베이터에는 차연·차열장치, 화재감지센서, 비상조명등, 연기가 엘리베이터 내부에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는 연기차단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어 화재가 발생해도 최소 3시간 이상 버틸 수 있다.


김 대표는 "층수가 낮은 꼬마 빌딩은 물론 고층 빌딩에 화재가 일어나도 엑스베이터가 탑재된 빌딩이라면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비상 상황 발생 시 엑스베이터는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문이 닫힙니다' 같은 음성 안내까지 해주는 덕분에 이용자들에 안도감도 준다"고 설명했다.


엑스베이터는 2018년 한국에서 비상 구난용 엘리베이터 탑승카로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지난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엑스베이터가 고층 빌딩 화재 시 인명을 구하는 비상 구난용 엘리베이터로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이 오티스 등 외국계 회사들에 거의 빼앗긴 상황에서도 20년 넘게 탄탄한 기술력을 무기로 세상에 없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하면서 우리나라 엘리베이터 시장을 지켜왔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통틀어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 많다. 1995년 장애인용 특수승강기, 1998년 경사형 엘리베이터, 1999년 기계실이 필요 없는 엘리베이터, 2002년 지하 350m 땅굴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경사형 엘리베이터, 2007년 아치형 엘리베이터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한 번에 500명까지 동시에 탑승할 수 있고 최대 50t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초대형 엘리베이터 '골리앗엘리베이터'를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골리앗엘리베이터는 플랜트 등 대형 건설현장, 광산,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대형 물류시설 등에서 특히 유용하게 사용되며 기후에 상관없이 작동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유수 기업 공장에 골리앗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골리앗엘리베이터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2019 세계일류상품'에서 '현재세계일류상품'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일류상품은 세계 전체 시장 규모가 연간 5000만달러 이상이거나 수출 규모가 연간 500만달러 이상인 상품 중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면서 시장 점유율이 5% 이상인 상품에 한해 선정된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 중국, 인도, 두바이, 태국 등 세계 약 30개국에 각종 엘리베이터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건설된 초고층 주상복합 '마야크(Mayak)'에 엘리베이터를 공급하기도 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와 방폭형 엘리베이터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 여러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비상장사로 지난해 매출액 231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