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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해찬, '선거 거의 이겼다' 지지결속 효과

'친문상왕 자중하라' 비판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유튜브 갈무리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전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듯 여권 친화적 매체를 통해 승리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당과 지지자에게 자신감을 주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이 전 대표가 염치 없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며 “친문상왕은 자중하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8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공개 행보를 삼가던 이 전 대표는 재보선이 가까워지자 방송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선명한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이동형TV’, ‘시사타파TV’ 등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을 ‘메신저’로 골라 여권 핵심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선거가 아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요새 돌아가는 것을 보니 거의 이긴 것 같다”고 독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는 여권에 악재로 작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위축될 필요 없다”고 받아쳤다. 그는 “우리는 관리를 잘못한 일이지만 오세훈 후보는 자기가 한 일이니 차원이 다르다”며 “오 후보가 (서울 내곡동 국민임대주택지구 지정) 전결권이 국장에게 있었다고 하는 건 행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아주 뻔뻔한 거짓말이거나 둘 중 하나다. 공직자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처가 땅이 있던 서울 내곡동이 국민임대주택지구로 지정돼 36억원을 보상 받은 ‘셀프 보상 특혜’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전 대표의 이런 발언은 여권 강성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의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영선 후보가 다자 구도에서도 밀리는 듯한 여론조사가 나오는 등 여권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지지층에 승리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려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19일) 방송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켜야 한다. 마이크 잡을 수 있는 데는 다 다니려 한다”면서 “작심했다”는 표현도 썼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에서 지지층 결집이 선거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여권 지지층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2010년 지방선거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해찬 전 대표는 한 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15%포인트 넘게 뒤진다는 결과가 나오자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가 가진 편차를 고려하면 우리가 약간 이기거나 동점 수준일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 당시 선거 결과는 2만6천여표(0.6%포인트) 차이 패배였다.


정태호 민주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 겸 전략본부장은 21일 “최근 들어 지지층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 이 국면에서 이해찬 전 대표의 메시지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거의 이긴 것 같다”는 이 전 대표의 자신감이 거꾸로 야권의 결집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고, 문재인 정부에 아쉬움을 느끼는 중도층에 자칫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엘에이치 직원들 투기 의혹과 관련해 “윗물은 맑은데 아직 아랫물이 흐리다”고 한 발언을 두고도, 이번 사태를 축소해 바라본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 상황은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엘에이치 사태에 투영돼 나타났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전면 등장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 쪽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엘에이치 투기는 이 전 대표가 여당 대표 시절 일어난 일이고, 이번 선거의 원인인 서울·부산시장의 성추행도 이 전 대표의 임기 때 발생한 일”이라며 “‘친문상왕’ 이해찬 전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염치를 안다면 국민을 위해 부디 자중하시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 (발언하기도)했다. 국민의힘에 힘을 보태주려 온몸 던지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