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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종인, 안철수 비판 '몽니인가 스토커인가?'

장제원,배현진,조해진 등 국민의힘 의원 비판


자연인으로 돌아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상임고문직을 제의받았지만 고사했다. 국민의힘 당적은 보유한 상태지만 국민의힘과는 더 이상 함께 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런 김 전 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유독 날선 비판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오세훈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야권의 승리”라고 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나.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라고 말을 고쳐가며 주장했다.

     

또 합당 논의 중인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뿐인데..”라며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의 안 대표 비판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장제원 의원은 “뜬금없이 안철수 대표를 항해 토사구팽식 막말로 야권 통합에 침까지 뱉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기고만장이다. 선거 이후 가장 경계해야 할 말들을 전임 비대위원장이 쏟아내고 있다. 재임시절엔 당을 흔들지 말라고 하더니, 자신은 나가자 마자 당을 흔들어 대고 있다”며 “심술인가요? 아니면 ‘태상왕’ 이라도 된 거냐. 무슨 미련이 남아 그토록 독설을 퍼붓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조해진 의원도 김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 승리 주장에 대해 “4·7 재·보선 결과는 우리의 승리라기보다 정권에 대한 심판, 그 결과로 나타난 정권의 참패”라며 “우리의 승리라고 하더라도 범야권의 승리지 국민의힘만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고 우회 비판했다. 

     

배현진 의원은 "놀랐다"며 "선거도 끝났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설마 하시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서 "안 대표의 야권의 승리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안 대표를 두둔했다.

     

국민의당 구혁모 최고위원도 “안 대표를 비난하는 김 전 위원장이 야권 승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김 전 위원장이 야권은 오로지 국민의힘만 있다는 오만불손함과 함께 정당을 국회의원 수로만 평가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구태 정치이고, 국민에게 건방진 행동”이라고 맞받아치고 “국민의당은 물론 야권을 지지한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대표도 12일 최고위 회의에서 발언마다 '야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는 야권이 잘해서라기보다 여당의 실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은 바가 컸다"며 "야권 스스로 우리가 잘해서 이겼다는 교만에 빠지는 순간, 야권의 혁신 동력은 약해지고 정권 교체에 대한 절박함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만 바라면서 정권 교체를 기대할 수 없다"며 "야권은 대통합과 정권 교체의 기조에 맞는 비전과 내용을 채워야 하고,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 교체의 길로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는 야권이 잘해서라기보다 여당의 실정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은 바가 컸다"며 "야권 스스로 우리가 잘해서 이겼다는 교만에 빠지는 순간, 야권의 혁신 동력은 약해지고 정권 교체에 대한 절박함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강조한 '야권의 승리'는 껄끄러운 관계인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실시된 뒤 한 말을 거론하며 "안 대표가 '야권의 승리'라고 했는데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고, 안 대표는 국민의힘 승리를 축하해야 했다"고 직격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건방진 소리"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안 대표 측에서 후보 단일화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의 반사이익을 승리 요인으로 꼽는 것에 대해서도 "LH 사태가 없어도 국민의힘이 이겼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에 대해서는 "야권 대통합은 실체가 없다"며 국민의힘이 힘을 키워야 한다는 '자강론'을 강조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안 대표는 이날 발언마다 '야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만 바라면서 정권 교체를 기대할 수 없다"며 "야권은 대통합과 정권 교체의 기조에 맞는 비전과 내용을 채워야 하고,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 교체의 길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안 대표 비판 발언에 대해 안 대표가 야권의 유력한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움직임을 차단하고 김 전 위원장이 야권대통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일종의 가지치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