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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 멘토> 신애라 “입양보다 중요한 건 양육, 해외 입양도 찬성합니다.”

“입양은 가리고 숨겨야 할 음지의 일이 아닙니다."

신애라·차인표 부부는 연예계 대표적 입양 가족이다. 19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 출연을 계기로 이듬해 결혼까지 골인한 두 사람은 1998년 첫아들 정민을 낳은 후 2005년과 2008년 예은과 예진 두 딸을 입양했다. 

 

입양을 쉬쉬하던 당시로선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더구나 유명한 톱스타 부부의 공개 입양이라 관심과 놀라움의 시선이 교차했다. 신애라는 “가슴으로 낳은 두 딸”이라는 말로 입양의 고충과 보람을 표현했다. 지난달 말 인터뷰한 신애라는 여전히 입양에 관한 마음가짐이 뚜렷했다. 입양은 축복해야 할 일이라는 것, 숨기기보다는 드러내는 게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세 아이를 키우면서 얻은 값진 경험이었다.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신애라는 “입양은 내 아이를 낳는 것과 똑같아요. 따라서 배우자나 다른 가족의 도움 없이는 안 되죠. 개인적으로는 차인표 씨와 결혼하기 전부터 입양을 생각하고 있었고, 마침 남편도 좋다고 했어요. 그래서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낟.

 

최근 국내에도 공개 입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대만 해도 20%를 넘지 못했던 공개 입양 비중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절반을 넘어섰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입양은 여전히 낯설고 두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다.

 

“입양은 가리고 숨겨야 할 음지의 일이 아닙니다. 또 다른 형태로 가족을 이루는 귀한 일이죠. 만약 제가 입양아라면 저만 모르고 나머지 가족은 다 아는 상황이 실망스러울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습니다.”

 

신애라는 “입양아에 대한 걱정도 많을 테고 아이들이 부모 속을 썩이는 일도 있겠죠. 낳았건 입양했건 아이들 때문에 슬퍼지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는 건 같잖아요. 다행히 저희 두 딸이 오빠를 너무 좋아하고 오빠도 동생들에게 유별나게 좋은 오빠여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른 것보다 먼저 부모가 되는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해요”라며 “입양보다 어려운 것은 양육입니다. 내가 아이를 원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지켜줄 가정을 만들어주겠다는 마음이면 더 편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 점에서 정인이 사건은 매우 충격이었다. “정인이 사건은 입양보다 아동 학대의 문제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선은 아이를 돌보는 부모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 그런 일들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신애라는 27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던 윤초를 추적한 문화일보의 보도에 큰 공감을 나타냈다. 윤초가 당당하게 사라로 성장한 것처럼, 그는 해외 입양의 긍정적 측면에 주목했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아이들과 지낼 때 입양 관련 모임에 나가곤 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특히 해외 입양이라면 선입견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포분도 많거든요. 좋은 가족이 생기는 일이라면 해외 입양에도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입양의 절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가 입양 부모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해요. 잘하는 일이죠. 입양에도 준비가 필요하니까요. 그런데 그런 충분한 시간은 필요하지만 먼저 절차가 이뤄진 후에 입양아 연결이 되면 좋겠어요. 연결이 이뤄지고 나서 법원이 조사하면 아무래도 늦어질 수가 있거든요. 입양을 미리 공부하고 조사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최근 tvN 예능 ‘신박한 정리’에서 잘 버리고 비우는 법을 보여주고 있는 신애라는 “그래도 제 평생의 직업은 연기입니다. 그동안 운 좋게 주연을 많이 해왔으니까 이제는 조연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