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니딘 스테어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하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그리고 좀 더 바보가 되리라.
되도록 모든 일을 심각하게 생각지 않으며 보다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라.
더 자주 여행을 다니고
더 자주 노을을 보리라.
산도 가고 강에서 수영도 하리라.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고
콩 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 고통은 많이 겪어도
고통을 상상하지는 않으리라.
보라, 나는 매 순간을, 매일을 좀 더 뜻 깊고 사려 깊게 사는 사람이 되리라. 아, 나는 이미 많은 순간들을 마주했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그런 순간들을 더욱 많이 가지리라.
그리고 순간을 살되,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
먼 나날만 바라보는 대신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리라.
지금까지 난 체온계와 보온병,
비옷, 우산 없이는
어디에도 못 가는 사람이었다.
이제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보다 간소한 차림으로 여행길을 나서리라.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지내리라. 춤도 자주 추리라.
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
데이지 꽃도 더 많이 꺾으리라.
수십 년 전 미국 중동부의 한 두메산골에 '니딘 스테어' 라고 불리는 한 할머니가 살았다.
그녀는 85세때 글 하나를 썼다.
시인도 작가도 아닌 평범한 할머니가 쓴 글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내려오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이 글은 1993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에 소개되며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하버드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람 다스는 'Still Here'에서 ‘항상 지니고 다니는 글’ 로서 그녀의 글을 인용했다.
<강애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