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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바이든 “한국-대만-나토에 누구라도 침략 땐 조치 취할 것”

아프간 철군 거센 역풍 부딪히자… “韓, 아프간과는 근본적 차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한국과 대만, 유럽 동맹과 관련해 “누구라도 이들을 침략한다면 우리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들은 아프가니스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이 공격당할 경우 미국이 동맹으로서 대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날 ABC방송이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날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그는 최근 중국, 러시아가 미군의 아프간 철군 상황을 미국의 글로벌 신뢰 흔들기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대만과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아프간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섬(대만)이나 한국은 내전 상태가 아니라 통합된 정부를 가진 나라이고, 우리와 (상호방위조약 등의) 협정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국가들과의 협정은 나쁜 놈들(bad guys)이 이들 나라에 나쁜 행동(bad things)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누군가 나토 동맹을 침략하거나 그에 맞서는 행동을 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신성한 협정을 맺어 지켜왔다”며 “이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것은 (아프간과는) 비교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말해 온 것처럼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향이 없다”며 아프간과 한국 등 동맹국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후폭풍으로 취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아프간 내 혼돈 상황으로 국내외에서 거센 역풍이 몰아쳐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매서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다른 국정 어젠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혼란 없이 철군이 이뤄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 상황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그는 아프간 현지의 처참한 장면들에 대해 “4, 5일 전 벌어진 일로, 일단 통제력을 되찾으면 신속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로이터통신이 ‘탈레반의 카불 점령’ 다음 날인 16일 진행한 공동 조사 결과 그의 지지율은 46%로 취임 7개월 만에 주간 기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사흘 전인 13일 같은 조사의 53%에 비해 7%포인트 낮아졌다.


조만간 의회 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을 상대로 한 난타전이 벌어지면 여론은 더 나빠질 수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도 최근 휴회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하원이 이르면 다음 주 의회로 조기 복귀해 외교위 청문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상황이 연일 악화하는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한 뒤 곧바로 휴가지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로 되돌아간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됐다.


참모들은 대통령 방어에 나섰다. 국무부, 국방부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의원들과 정책을 지지해 온 우군들을 중심으로 의회에 협조를 호소하고 있고 대통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싱크탱크 전문가들도 찾아나서 설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