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 아련한 향수,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이 이름은 그야말로 시인의 대명사다. 세계인에게 가장 많은 애송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구슬 굴러가는 것 같은 유성음으로 이루어진 이름만으로도 릴케는 시인답다. 이 릴케를 불멸의 시인으로 키운 것은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라는 여인이다. 1897년 5월 12일, 한 시인의 집에서 젊은 시인 르네 마리아 릴케(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아명)는 당대 멋진 여성의 대명사였던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를 만나자마자 사랑의 거센 폭풍에 휘말려 들어갔다. 열네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그녀는 릴케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모성의 여인이었다. 시원하면서도 강렬하고 자유분방한 정신세계는 또한 릴케의 젊은 열정과 만나 불꽃을 튀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만나자마자 릴케의 가슴은 루 살로메에 대한 그리움으로 잠시도 쉴 시간이 없었다. 릴케에게 운명의 연인 루 살로메가 각별했던 것은 그가 한 해 전에 읽은 그녀의 에세이 덕분이기도 했다. 루의 에세이 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릴케는 익명으로 그녀에게 몇 편의 시를 우송하기도 했고, “친애하는 부인, 당신과 내가 보낸 어제의 그 황혼의 시간은 처음이
가장 견고하기만 했던 20대가 이제 문재인 정권에 등돌리기 시작한 것인가? 10여년 전부터 사회문제에 무관심해온 20대가 청년실업과 반값등록금문제 등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지자 당시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져온 보수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들 20대는 특히 박근혜의 국정농단에 분노하면서 박근혜탄핵의 촛불을 높이 치켜들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민주주의, 공정과 기회균등을 앞세운 문 정권 탄생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이들은 이후 진보를 표방하면서 모든 선거에서 현 여권세력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조국 사태와 인공국 사태를 겪으면서 586 중심의 문 정권 국정운영 방식에 분노하기 시작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거쳐 부동산 폭등 실정과 LH 투기 사건을 겪으면서 반란이 시작됐다.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806명에게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20대(만 18~29세)에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60.1%의 지지율을 기록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21.1%)를 세 배 가까이 앞선 것으로 집계되었다. 같은 날 발표된 데일리안·알앤써치 조사에서도 20대는 오세훈 후
이낙연, 이재명 등 여권의 두 강력한 대권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차기대선은 ‘우리 손안에’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을 때 야권 후보들은 도토리 키재기를 하며 한자리수 지지율을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권으로의 등장은 강렬했다. 견고한 지지율을 자랑했던 문재인 정권과 180석 거대 여당에 맞서 ‘법과 정의의 사도’같은 메시지로 안타를 날리자 정의의 밥에 굶주린 국민들은 환호했다. 윤 전 총장이 총장직을 내던진 이후 계속되는 여론 조사에서 30%를 넘어 마의 4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하며 어느 듯 차기 대권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 있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에 걸맞는 이렇다할만한 대사가 없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부터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대사는 한마디도 없고 한 원로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인생상담을 한 것이 전부고, 절친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 시국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몇마디 대화내용만 흘러나온다. 윤 전 총장이 구체적인 정치적인 행보라고 한다면,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난 적이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래 전에 만나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