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드피플 | “우리는 전쟁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두 번은 없습니다.”
동행캠페인 서울경기북부지부가 1일 고양 덕양구청에서 개최한 ‘멘토극장’ 세 번째 행사. 6·25참전유공자 조춘식 지회장(94)의 첫마디는 단호했다.
청년 70여 명은 남북이 함께 그려진 지도를 보며 강연을 기다렸다. 한반도를 하나로 보는 시각, 이들은 그 작은 그림 위에서 평화를 연습했다.
조 지회장은 낙동강 방어선에서 포탄이 떨어져 생긴 연못을 떠올렸다. “전투는 끝났지만 흔적은 남았다”는 말에 청중은 숨을 죽였다. 이어 500만 피해, 80% 국토 초토화, 생존 참전용사 2만 8,000여 명이라는 냉혹한 수치가 울림을 더했다.
이야기는 격전을 넘어 인간의 상흔으로 향했다. “전우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는 회상에 눈시울을 붉힌 청년도 있었다.
질의응답 시간, “가장 두려웠던 순간”부터 “후배 세대에 바라는 것”까지 청년들의 질문은 잇달았다. 노병들은 “평화를 지키려면 역사와 희생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연을 마친 뒤 청년들은 손편지와 선물을 전하며 “평화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전용사들도 “동행캠페인과 손잡고 기억·평화·연대의 가치를 키우겠다”고 화답했다.
940여 명의 6·25 유공자가 사는 고양시. 이날 ‘멘토극장’은 그들의 기억과 청년의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됐다.